얼마전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면서 네티즌들은 기권 및 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공개하라며 그들이 선거에 나온다면 다시는 뽑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하였다.

사실 CCTV를 설치하는 것은 그냥 임시방편일뿐이다 하지만 당장 실현가능하고 시민들을 위로하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CCTV로 중간중간 우리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도 가능하고,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저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를 참 잘 돌봐주시는구나 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법안이 수많은 기권표속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예전 썰전에서 말하길 어린이집 연합의 힘이 굉장하다고 한다. 아마도 그 입김에 그 많은 기권표가 선사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국회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이런 일이 발생한 한편, 지난 무한도전에서는 맴버들이 일일 어린이집 교사로 아이들을 돌보며, 부모들과 수많은 오해를 받게 된 어린이집 교사들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였다. 뉴스들에서도 역시 국민예능이라며 칭찬이 이어졌다.

나 역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의 문제점이 너무 많다고 느끼면서 지금 이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되었다.

이번 무한도전 에피소드에선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로 잘 알려진 오은영씨가 멘토로 나와 멤버들에게 보육에 대한 조언을 하며 맴버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상 깊었던 것은 멤버들의 역할극에서 아이의 행동에 대한 올바른 대처, 그리고 너무나도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다.

정형돈이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싸우면서 할퀴고 하는데, 그럴때 어떻게 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에 오은영씨는 "그 개념부터 바꾸셔야 해요! 아이는 혼내는 존재가 아니라 가르쳐야하는 존재에요!"라고 답한다. 아이들이 잘못 행동하는 것은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을 혼낸다고 말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부분이 틀렸다는 것이 나에게 약간은 충격을 주었다.

또한 유재석이 돌보던 아이들 중에서 하율이란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아이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콧물을 흘리는 아이를 안고 있던 유재석에게 휴지를 달라고 하더니, 그 휴지로 아이의 코를 닦아주고, 다른 친구의 겉옷을 벗겨주고 대신 걸어주는 등 너무나도 이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박명수와 함께한 아이중 채원이란 아이의 기분이 안좋아 보여서, 박명수가 계속 채원이를 챙기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하는 노력들도 아름다워 보였고, 그에 답하는 채원이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정준하가 싸우던 아이를 안고, 우선 그 둘을 떨어뜨려놓기 위해서 다른 방으로 데려가 아이의 화를 풀어주는 모습, 잘못하면 큰 오해가 되어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아이도 정준하가 아이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그 정성을 알기에 이해하고,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참 인상 깊었다. 그리고 화를 풀어준 후 싸운 아이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먼저 사과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종종 조카들을 돌보거나, 생활속에서 아이들을 보다모면 '으.. 애들은 악마야 악마! 작은 악마들!' 이라고 생각한적이 종종 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내가 상상하던 악마같은 아이들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천사같은 아이들이었다. 예전에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광고가 있었다. 지금 청소년들은 정말 악마같은 부분들이 있다. 그것은 그 아이들이 잘못되어서가 아닌, 그냥 그들은 우리 어른들의 거울인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아름답게 살아간다면 당연히 우리의 아이들 역시 아름답게 살아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부분들이 바꿔어야 할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또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일이 너무 많다! 힘들다! 였다. 정준하의 경우 11명의 아이를 한번에 돌봐야했다. 일일 교사이기 때문에 다른 보육교사가 도와줬지만 아마도 선생님 한분이 돌보는 아이들의 수가 11명일 것이다. 독일에서는 공립어린이집이 대부분이고, 그 선생님들의 자격 심사도 엄격하며,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게 하기 위해서 일하는 시간도 엄격하게 다루며, 한명의 교사가 관리하는 아이를 5~6명(?) 정도로 정해놓고 그 이상으로 돌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최근 어린이집 폭력사건은 그 여자가 원래 그런 여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그들을 만든 것은 지금 보육원 시스템이고, 한국 사회의 시스템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그러한 사람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많은 보육교사들 역시 그 여자를 욕했지만, 한편으로는 동감도했다는 부분에서 우리는 제 2의 폭력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거에 신창원이 '학창시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 한명의 선생님만 있었다면 나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에겐 오직 '돈없는 새끼가 학교는 왜 나와'와 같은 말을 하는 선생만 있었다고 한다.

내 생각엔 가장 좋은 것은 안좋은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일이 두번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그 예방을 우리는 어떻게 잘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실 난 무한도전을 보면서 약간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냥 좀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다. 하루동안 아이들과 정든 멤버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착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 내 감성을 자극했던 것 같다.

내 미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아'이다. 내 아이에게는 내가 겪은 안좋은 것들을 굳이 겪게 하고 싶지 않고,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내가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기위해선 가장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는 보육시설이다. 계속적으로 믿을 수 있는 보육시설이 없다면 난 기꺼이 딩크족 혹은 싱글로 살아갈 것이다. 내 아이에게 지옥같은 경험을 주고 싶지 않다.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것 같다.

국가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의 보육에 관한 법률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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