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포스터를 보고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책이든 뭐든 다 껍데기가 중요한 나란 사람한텐 굉장히 매력있는 포스터였다
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뭘 얘기하고자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아무 생각없이 영화에 집중하게 되었다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함(졸림)이 있지만 그게 매력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후에 찾아본 모라토리움이라는 단어,
'모라토리움'이란 말은 어떤 국가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에 대해 일시적으로 상환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모라토리움이라는 말에서 파생된 모라토리움 신드롬이라는 것이
위 주인공인 다마코의 모습이다.
즉, 지적, 육체적으로 한 사람의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완전한 성인이 되었지만 성인이 되는 것을 잠정적으로 미뤄두고 있는 상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보류하고 기피하려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다마코처럼 대책없이 저러고 있진 않지만 조금은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여졌다.
그리고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리뷰들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영화로 봤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 다마코가 뉴스를 보면서 "막장이네 일본"이라는 말을 뱉는다
내가 "대한민국 잘돌아간다"라고 비꼬는 것과 같은 모습인것 같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서 사회를 탓하는 나의 모습이 보인것 같아서
뭔가 좀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철저한 백수생활을 하던 다마코가 갑자기 면접볼 옷을 산다고 하고, 사진도 찍게 된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아이돌 오디션에 이력서를 넣은 것이다
일시적인 꿈, 혹은 현실 도피일수도 있지만 시도해본다는게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내 한계를 만들고 그 한계라는 이유로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혹은 현실이라는 틀안에 스스로를 가두면서 꿈을 희망을 포기해버리는 것 같다
나도 스스로에게 나이라는 족쇄와 현실이라는 틀로 가두고 열심히 재 취업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영어공부를 하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에서 일하는 것 외에 무언가 다른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내가 무언가 하고 싶은게 생긴다면 다마코처럼 최소한의 시도라도 해볼수 있을지...
"지금 저는 제가 아닙니다.
살아있는 이상, 누구나 무언가 역할이 있습니다.
저는 다른 누군가를 연기할때, 가장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런 저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세요"
다마코가 아이돌 오디션 이력서에 적은 말이다
특별한것은 없지만 뭔가 마음에 와닿는 대사였다
나 또한 내가 아니고..
나에게도 무언가 역할이 있을 것이다..
여름이 지나면 취직이 되든 안되든 나가서 살라는 아빠의 말에
"합격"이라는 말을 하는 도모코
가을, 겨울, 봄을 지나 일년간의 모라토리움기를 겪은 도모코는
어쩌면 아빠의 저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도모코처럼 모라토리움기를 겪고 있는것 같다
다른 리뷰를 보니 "아플것을 종용당하는 청춘에 대한 위로"라는 말로
이 영화를 정리해 놓았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청춘을 아프게 한다
새마을 운동은 참 좋은 취지의 운동이였다
우리 모두 열심히 일해서 잘 살아봅시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에게 너무 열심히 살것을 강요하였고,
국가가 그런다고 기업들도 열심히 일할 것을 강요하며
한명분 이상의 일을 맡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예전에 강신주씨의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취업난을 해결하려면, 직장인들이 일을 열심히 하면 안된다는 것이였다.
두명이서 할일을 혼자 맡고 있기 때문에 사람을 안뽑는거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회사는 일을 시키기 위해 사람을 더 뽑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상적으로 굉장히 맞는 말이다
다만 현실에 적용하기가 너무나도 힘들다는 게 문제지만
우리 누나 같은 경우는 업무 스트레스로 일을 관두었다.
내가 사장이고, 그렇게 잡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사람을 한명이라도 더 뽑아주고, 사람을 부를것 같다
물론 뽑으면, 안부르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게 영화 리뷰인지 일기인지 모를 정도의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현재 모라토리움기에 있는 사람으로써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공감과 위안을 얻은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날의 청춘들이 한번쯤 보고 여러가지를 생각해봤으면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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