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죽음은 그냥 육체적, 정신적인 안식이라고 본다. 그냥 끝, Fin, End. 천국에서의 영생도, 지옥도 없다. 그저 자연으로 되돌아가 다음 생명의 양분이 되는 것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이 두렵지는 않다. 다만 나의 죽음을 슬퍼할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뿐이다. 예전에 비정상회담에서 유서를 썼던적이 있다. 그 중 줄리안의 유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더 이상 내가 이 세상에 있고 싶지 않아서 다음 세상으로 파티하러 갔다는 뜻입니다. ....중략...저는 행복했습니다. 엄청 많이. 그리고 행복합니다.... 오늘은 나의 죽음을 슬퍼하는 날이 아닌, 나의 인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잊지못하는 날로 만드신다면 저는 정말 자랑스러울 겁니다......." 굉장히 공감이 갔던 내용이다. 내 장례식을 슬프지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늘 한다. 예전 우리나라 풍습에는 곡소리가 커야 죽은 사람이 좋은 곳에 가고 자손들을 잘 보살펴주신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게 싫다. 그냥 나란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행복해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이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좀 더 잘살아야 할 것같다.
불교에선 선을 행하면 천축국(천국)으로 가게되고, 악을 행하면 지옥으로 가게된다. 그리고 기독교에선 하나님을 믿고, 회개하면 천국으로 가고, 그렇지않으면 지옥으로 가게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종교들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불교에선 진짜 별거 없이 선과 악의 비중을 따져, 천국행과 지옥행이 정해지게 된다. 진짜 죽어봐야 내가 어딜갈지 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에선 내가 하나님을 믿고, 내 죄를 고하며 회개한다면 난 100% 천국으로 가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난 이것이 항상 궁금했다.
성경에 천국에 대한 묘사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째뜬 이 세계에서 사는 것 보다는 좋은 곳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를 영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그들이 항상 바라는 것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죽음을 앞두면 하나님 아버지를 찾기보단 의사를 찾고, 살려달라 한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난 항상 "왜?"라는 질문을 감출 수 없다.
죽음이란 슬픈 것이다. 사라지기 때문에 슬프기보단 잊혀지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누구도 잊혀지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예술이란 분야에선 자신들의 작품: 그림, 조각, 음악 등으로 자신들을 영원히 이 세상에 남겨둔다. 그런 재주가 없고, 돈과 명예가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을 영원히 작품으로서 이 세상에 남겨두려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업적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작가의 한 작품밖에 되지 않는다.
가끔 생각하게 된다. 내가 만약 죽는다면 난 뭘 남길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없다. 내 핏줄을 남기는 것 외에 내가 이 세상에 어떠한것도 남기지 못한다면 사실 좀 슬플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뭘 이뤄내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을지... 하고 싶은 것도 찾지 못했는데...
죽음이 없다면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나처럼 하고 싶은 것을 찾지도 않을 것이고, 어떠한 것도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난 그저 죽음의 앞에서 '난 행복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사실 한편으론 지금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다양한 행복들을 찾기위해서 이 한정된 인생에서 좀 더 열심히 발버둥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든다. 모두가 "넌 참 행복하게 살았지"라고 생각할수 있는 그런 삶 말이다.
요즘 이래저래 열심히 재밌게 행복해지기 위해 발버둥 쳐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것같다
생각뿐만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죽음을 생각하며, 행동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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